현금의 재발견 - The Outsider
미니서평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회사를 운영하는데 남들과 다른 역발상 CEO는 더 어려울 것 같다.
윌리엄 손다이크의 "현금의 재발견"은 이러한 CEO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톰 머피와 캐피털 시티스
헨리 싱글턴과 텔레다인
빌 앤더스와 재너럴 다이내믹스
존 말론과 케이블 사업자
캐서린 그레이엄과 워싱턴 포스트 컴퍼니
빌 스티리츠와 랠스턴퓨리나
딕 스미스와 제너럴 시네마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
워런 버핏 정도를 제외하고는 생소한 이름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순이익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주주배당을 중요시하는 시점에
남들과 다르게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자본배분에 집중했다고 한다.
그 결과 주주들에게 누구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었다.
물론 장기적인 투자의 결과로 말이다.
이들의 공통된 가치관을 참고하기 바란다.
자사주 매입, 기업 인수, 분권화된 조직구조에 적극적이면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세금에 관심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윌리엄 손다이크는 영국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이사야 벌린의 이야기를 통해 역발상 CEO와 일반적인 CEO를 구분한다.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를 다룬 유명한 에세이에서 두루두루 박식한 여우와 한 가지를 깊이 아는 고슴도치를 비교했다. 일반적인 CEO들은 대개 고슴도치 같다. 그들은 특정 산업에서 경력을 쌓고 시간이 흘러 최고위직에 오른다.
하지만 두루두루 박식한 여우에게도 역시 매력적인 자질이 상당하다.
여우는 여러 분야를 이리저리 연결해 혁신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저자는 역발생 CEO들의 분석에 의한 사고방식에 대해 특히 강조한다.
요즘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화두인데 데이터 분석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면서도
이를 신속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다음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인용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1만시간의 법칙은 전문가가 되려면 명심할 지침이긴 하나, 전문성이 반드시 혁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두에서 인용한 존 템플턴의 말과 같이,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전혀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이 CEO들의 가치관 가운데에는 합리성, 데이터 분석,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다.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는 뚜렸한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
시스템1은 순수하게 직관적인 패턴 인지 방식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경험법칙에 따라 결론에 아주 빨리 도달한다.
시스템2는 더 느리면서도 숙고하는 방식으로 한층 복잡한 분석이 필요하다.
시스템2는 시스템1을 무시할 수 있다. 문제는 시스템2를 활용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가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역발상 CEO들에게는 간단한 '한 페이지'짜리 분석이 이런 기능을 종종 제공했다. 그들은 반드시 실증적인 데이터로 초점을 확실하게 잡았으며, 눈먼 군중이 따라붙는 것을 거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만약 내가 CEO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해답을 제시한다.
당신은 자본배분을 이해해야 하고, 주주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기업 자원을 어떻게 배정하는 게 최선일지를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한다. 당신은 언제나 수익이 얼마나 될지를 기꺼이 물어야 하고,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 매력적인 수익을 낼만한 사업만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자들과 달리 가끔은 어떤 일을 할 때 확신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따르는,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스스로 사고하는 경영자와 기업가라면 최고의 카드로 주주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밑줄 긋기
머피의 캐피털 시티스는 현재 '롤업'이라고 부르는 기법이 극히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다. 전형적인 롤업 방식이란, 기업이 일련의 사업체들을 인수해서 경영 효율을 높이고, 다른 사업체를 계속 인수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규모의 경제와 최적의 경영에서 비롯되는 이들을 얻는 것을 말한다. 실패하는 기업은 사업체 인수를 너무 빠르게 진행하고, 인수한 뒤 통합과 운영 효율 개선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 중 하나는 '기업 자원배분'이다. 어떤 CEO든 기본적으로 배분할 자원은 두 가지다. 바로 돈과 사람이다. 돈 문제는 이미 살펴봤다. 사람 즉, 인적자원 배치는 조직을 수평적으로 만들고 직원 규모에서도 거품을 빼는 식이었다.
빌 앤더스는 중요한 전략적 통찰을 바탕으로 재너럴 다이내믹스 회생 전략을 세웠다. 냉전이 끝나면서 방위 산업체들의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세 가지 중요한 신조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웠다.
1. 시장 1위나 2위 사업만 한다. 이는 같은 시기에 나온 파월 독트린과 상당히 유사했다. 파월 독트린은 미국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무력 충돌에만 개입한다는 방침이었다.
2. 수익이 너무 떨어지는 원자재 사업은 손을 뗀다.
3. 잘 아는 사업에 집중한다. 특히 돈벌이 위주 사업을 조심한다. 이런 사업은 방위산업체가 신규 수익원으로 삼기 어렵다. 마치 성배처럼 제대로 이해하거나 장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빌 앤더스의 F-16 매각이나 차브라야의 주식 매각이 강조하는 핵심 요점은 최고의 자본배분가들은 실리적이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특정 이념이나 전략에 구애받지 않았다.
스티리치는 소비재마케팅 전문지식을 특이하게도 금융 감각과 결합시켰다. 그는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와 IRR(내부수익률) 같은 최신 지표를 중시했다. 이 지표들은 초창기 사모펀드 산업의 언어였다. 스티리치는 연차보고서상 순이익과 장부가치 등 전통적으로 써온 회계지표들을 멀리했다. 이는 당시 월스트리트가 선호했던 금융지표들이었다.
스티리치는 랠스턴을 차입매수와 다소 유사하게 경영했다. 그는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예측 가능하기만 하다면 높은 차임금이 주주들에 이득을 안겨준다는 점을 처음 눈치 챈 사람 중 하나였다.
워런 버핏의 역발상적인 통찰로는 자본수요가 적고 가격 인상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효과를 방어하는 최적의 위치에 있었다. 이로 인해 그는 소비자 브랜드들과 미디어기업들에 투자했다. '프랜차이즈' 즉 시장지배력을 지녔거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들이었다. 투자기준이 이렇게 전환되면서 보유기간 장기화라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에 따라 투자가치를 세금 부과 이전에 복리로 계산할 수 있게 됐다.
버핏은 대차대조표와 유형자산에 중점을 둔 검증되고 수익성 좋은 투자전략에서 벗어나, 미래를 내다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선 것이었다. 이는 브랜드와 시장점유율처럼 손익계산서에 기재하거나 계량화하기 어려운 자산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버핏의 뛰어난 성과는 서로 중요하고도 밀접한 세 분야, 즉 자본창출, 자본배분, 운영관리 분야를 파격적인 방식으로 운영한 결과였다. 찰리 멍거 얘기로는, 버크셔가 장기간 성공을 구가한 비결은 "3퍼센트 이율로 조달한 자금으로 13퍼센트 수익률을 내는" 능력이다.
자본배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수익성 높은 사업은 유지할 가치가 있지만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는 탈출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것은 버크셔에 중대한 의사결정이었지만 상식적인 결정이기도 하다. 자본배분을 할 때 중요한 부분은 수익성이 떨어져서 더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는 사업이 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역발상 CEO들은 대개 미래 전망이 어두운 사업들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접거나 매각했고, 그 자본은 내부 수익목표치에 부합하는 사업들에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