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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독서

햄릿

미니~ 2017. 2. 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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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 2016.12.10 ~ 2017.01.20

미니서평

많은 책에서 인용되는 햄릿을 처음 희곡체로 읽어봤다. 

바로 최종철 님이 옮긴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 포함된 햄릿이다. 


낯설은 대사 형태의 글이기에 읽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때로는 마치 배우인 것처럼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봤다. 


대사 하나하나가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아니,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들이었다. 


작품해설에 보면 햄릿의 줄거리가 삭소 그라마티쿠스의 "덴마크 역사"에 실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래 지연된 복수의 실행과 같은 주요 사건들이 이미 삭소의 얘기에 포함되어 있음은 놀라운 사실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은 이런 원시적인 복수 이야기를 "햄릿"과 같이 다양하면서도 통일된 주제와 깊이를 가진 극으로 바꾼 

세익스피어의 천재성이다. 


그리고 햄릿의 가장 유명한 구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이 책은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은 역자의 해설이다. 

이 독백이 살고 죽는 문제를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명시하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쉽고 모호하며 지극히 함축적인 일반론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것을 생사의 선택으로 옮김은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원문의 뜻에 가장 적합한, 한자가 아닌 순수 우리말은 <있다>와 <없다>의 적당한 변형이 될 것이다.


밑줄긋기

아니, 그녀는 먹을수록 식욕이 더 늘어나는 것처럼 아버님께 매달렸지.

헌데 한 달도 못 되어     생각 말자     약한 자여, 네 이름은 여자로다     

불과 한 달, 가엾은 아버님의 시신을 니오베처럼 울며불며 따라갈 때 신었던 그 신발이 닳기도 전에     아니, 그녀가     

오 하느님, 이성 없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더 오래 슬퍼했으련만     헤르쿨레스와 내가 다르듯이, 

아버지완 생판 다른 내 삼촌     아버지의 동생과 결혼했어. 한 달 안에, 

쓰라려 불그레한 그녀의 눈에서 가장 부정한 눈물의 소금기가 가시기도 전에 결혼했어     오 최악의 속도로다!

그렇게 민첩하게 상피붙을 이불 속에 뛰어들어!

이건 좋지 않고, 종게 될 수도 없는 일.

허나 가슴아 터져라, 입은 닫아야 하니까.

---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

햄릿: 내가 너희들의 비밀은 지키고 내 비밀은 못 지킨다는 걸.

더구나 스펀지 같은 인간의 요구에     왕의 아들이란 사람이 뭐라고 응답해야 할까? 

로젠크란츠: 저를 스펀지로 보십니까, 각하?

햄릿: 그럼, 왕의 총애와 보답과 권세를 빨아들이는 물건이지.

허나, 그런 하수인들이 결국 왕에게 가장 잘 봉사하는 거야.

그는 원숭이처럼 그들을 입 한구석에     처음에 넣고 있다가 마지막엔 삼키지. 

그가 너희들이 긁어모은 게 필요할 땐, 짜기만 하면 너희들 스펀지는 다시 마를 거라구.

---

모든 일이 사사건건 얼마나 날 꾸짖고 

내 둔한 복수심을 찌르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을 득이 먹고

자는 것뿐이라면, 짐승 그 이상은 아니다. 

우리에게 그렇게 넓은, 앞뒤를 내다보는 

사고력을 넣어주신 분께서, 그 능력과

신과 같은 이성을 쓰지 않고 썩이라고 주신 건 

분명코 아니다. 헌데 이 무슨 

짐승 같은 망각인지, 혹은 결과를 너무 

꼼꼼하게 생각하는 비겁한 망설임인지

---

아무 상관 없어. 우린 전조를 무시해.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데도 특별한 섭리가 있잖은가.

죽을 때가 지금이면 아니 올 것이고, 아니 올 것이면 지금일 것이지.

지금이 아니라도 오기는 할 것이고.

마음의 준비가 최고야. 누구도 자기가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지 모르는데, 

일찍 더나는 게 어떻단 말인가? 

순리를 따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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