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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작년에 새롭게 출간된 이중세 작가의 "상해 임정, 최후의 날"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상해 임시정부를 배경으로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비롯한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사적 사실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면 조금 무겁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읽혔다.
사건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긴장감도 높아서 어떤 장면에서는 정말 손에 땀을 쥐면서 읽었다. 
특히 황병립, 한정우 등 밀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안공근의 대사와 행동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소설 한 권을 읽었다기보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해 임시정부가 처했던 현실

이야기 속 독립운동가들은 일본의 감시와 추적을 피하면서 의거를 준비하고, 내부의 밀정을 경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몇 줄로 접했던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도 소설 속에서는 그 전후 과정과 주변 인물들의 움직임이 함께 그려진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인데도 결과를 알고 읽는데도 또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동시에 독립운동가들이 처했던 현실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언제 체포될지 모르고, 주변 사람조차 쉽게 믿을 수 없는 삶을 이어가야 했다는 것이 지금의 나로서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그 시대에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에 내가 살았다면 나는 독립운동가였을까, 아니면 친일의 길을 선택했을까?
지금의 시점에서 생각하면 당연히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실제로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고,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히려 독립운동가들의 선택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특별히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라기보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선택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마침 최근 한 연예인의 친일파 후손을 둘러싼 논란을 접한 직후라 그런지 책 속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과거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친일과 독립운동을 둘러싼 기억과 평가가 지금까지도 여러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해 임정, 최후의 날"은 역사적 사실을 알고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내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오래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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