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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명저 "총균쇠"는 뉴기니인 얄리의 작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인공지능에 대해 책을 쓴다면 십중팔구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종류의 책은 정말 많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김성우님은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질문이 바뀌니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활용"이 아닌 "변화와 공존"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바로 "질문의 힘"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인공지능과 관련된 읽기-쓰기에 대한 생각을 쓰고 싶었다.
물론 인공지능을 이용한 글쓰기가 아닌, 인간지능만을 활용해서 말이다. 

인공지능 읽기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나는 인공지능을 많이 활용한다. 
인공지능으로 공부를 하면 정말 편하다.
일정을 매일 확인해주고, 공부할 내용을 알려주고, 객관식과 빈칸 문제로 이해하는지 확인해주고, 다음날 복습도 해준다.
구글 Docs나 Sheets를 연결하면, 단권화 노트나 일정표도 프롬프트 한 번에 모두 정리해준다. 

또한 문서를 읽을 때도 많이 사용한다. 
많은 문서를 직접 읽어보기도 하지만 공개된 자료같은 경우에는 Google 노트북LM이나 ChatGPT의 프로젝트에 업로드하고, 요약을 해달라고 하거나 질문을 통해 문서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한다.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많아지고, 그 많은 걸 다 읽지 않고서도 사회적인 대화에 끼고 싶어서 이러한 문서 요약을 사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많은 문서의 내용을 보다 빨리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읽기를 사용한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 인터넷, 인공지능 등 발달하면 할수록 점점 더 급해지고 바빠진 것 같다. 

그러나 가끔은 인공지능의 요약보다 혼자서 조용히 책읽는 것도 좋아한다.
저자의 말처럼 천천히 한 줄씩 읽어가면서 한 단락씩 의미를 되새겨보는 즐거움을 알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만이라도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게 나는 좋다. 

텍스트의 폭발적 증가에 압도되지 않고 형식적 현란함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합니다. 
더 좋은 텍스트를 더 깊고 찬찬히 읽어 내는 데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비약적으로 증가한 텍스트에 휩쓸려가며 세 줄 요약이라는 탈출구를 찾기보다는 특정 분야의 지식을 꿰뚫을 수 있는 양서를 읽는 일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 쓰기에 대하여

"인간과 기계는 대화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프롬프트는 말 걸기보다는 요청이나 명령에 가깝다."

프롬프트란 말을 들으면 도스(DOS) 시절 사용했던 명령어 프롬프트가 떠오른다. 
C:>_ 와 같은 형태로 나오고 커서(밑줄)가 깜빡이면서 명령어를 기다린다. 
내가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입력해야 컴퓨터가 동작했다. 
도스를 사용하던 때부터 프롬프트가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에서의 프롬프트도 명령어다. 
다만, 이제는 미리 정해진 명령어가 아니라 인간의 언어로 전달하는 명령어인 것이다. 

프롬프트에 맥락을 잘 적어줄수록 인공지능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준다. 
결국 프롬프트도 또 다른 질문이다. 
프롬프트에서 좋은 질문이 중요하지만, 질문만으로 좋은 읽기와 쓰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프롬프트를 이용해 글쓰기를 시키면 제법 그럴듯한 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결정적으로 한 방이 없다. 
의미를 부여할만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프롬프트에 이 글의 의미를 잘 설명해서 다시 요청하면 이번에는 비슷한 말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ChatGPT가 처음 나왔을때보다 요즘 인공지능의 글쓰기는 많이 발전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쓴 글은 형식적으로는 괜찮은데 잘 읽히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생성 없는 생성이기 때문일까?

생성형 인공지능의 부상 속, 생성(becoming) 없는 생성(generation)의 확산을 경계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최대한 포용하면서도 '되기' 없이 '만들기'에 골몰하는 사회·체화 없는 외하의 욕망에 사로잡히는 사회를 경계해야 합니다. 

예전에 글 고치기 전략이란 책을 읽었었다. 
글은 일필휘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또 고치면서 좋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글 고치기가 훨씬 쉬워졌고, 쓰기와 고치기의 경계도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원고지에 글을 쓸 때는 글 고치기가 힘들었을테니 충분히 생각하고 글을 써야 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글쓰기도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인공지능과 함께 쓰기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함께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냉철한 성찰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의미와 공존

인공지능과 함께 쓰기는 결국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를 "헤맴의 기회"라고 말한다. 

검색은 학습의 시작점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지만 반대로 더 많은 '헤맴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지식은 검색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검색을 통해 찾은 내용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서로 연결하며 자신의 삶과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숙성시킬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정보의 양이 바로 지식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지요. 

인공지능은 분명 전문적이거나 특정한 내용과 스타일은 제법 그럴듯하게 구현한다.
그러나 글쓰기 과정의 핵심인 작가의 의도나 의미, 즉 작가가 특정한 태도를 선택하고 경험을 녹여내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저자의 말처럼 단순히 읽고 쓰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실천 속에서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이 삶이되고 삶이 글이 된다." 

결국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읽기-쓰기를 통해서 함께 창조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공존하는 것이다.
책에서도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닌 공존의 대상이자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보다도 부모형 인공지능을, 교사보다 교사형 인공지능을, 전문가보다 전문가형 인공지능을, 친구보다 친구형 인공지능을 더욱 신뢰하고 존경하게 될 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아이들이 ChatGPT와 함께 자라나면서, "인간과 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공존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정리한 인공지능 발전 이정표

1986년 데이비드 럼멜하트·제프리 힌튼·로날드 윌리엄스의 역전파 알고리즘 제안
1989년 얀 르쿤과 동료들의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알고리즘 
2009년 페이페이 리의 이미지넷(ImageNet) 발표, 이후 대규모 시각 처리 챌린지 진행
2012년 알렉스 크리제브스키 등의 알렉스넷 알고리즘 제안
2013년 토마스 미콜로프를 비롯한 구글 연구진들의 워드투벡(Word2Vec) 기법 발표
2015년 심층 신경망의 학습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린 카이밍 허 등의 ResNet 연구
2016년 용후이 우 등이 발표한 구글의 신경망 번역 시스템
2017년 구글 연구진이 발표한 "필요한 것은 주의집중뿐(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논문
이 논문은 현재 거대언어모델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제시하여 언어 데이터의 처리와 생성 연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음
2022년 오픈AI의 챗GPT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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